3월 1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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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인레이 호수관광을 하려고 이리뒤척 저리뒤척 잠을 청하다가 깜박 잠이들어 깨어보니 새벽 2시경 이었다.

오늘 관광스케줄을 생각하며 다시 잠이 들었는데 밖이 소란스러워서 깜짝 놀라 일어나 시계를 보니 6시25분,

후닥닥 일어나 세수하고 옷 주워 입고 정신 없이 헤 메다가 6시40분 경에 밖에 나가보니 아무도 없다.
이럴수가, 여기까지와서 보트 투어를 못하고 간다는 말인가?
시간만 있다면 하루이틀 더 머무르며 느긋하게 관광을 즐기며 보낼수 있건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것이 최대로 짠 스케줄이 아닌가,
직장생활 하자니 할 수 없지 않은가? 이것도 세상이 좋아져서 이렇게 장기간의 휴가를 내어 이곳 미얀마까지 관광을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 같다.
할수없이 어제 자전거로 봐 두었던 선착장에 다름 질 쳐서 가는 도중에 어제 나를 안내하였던 삐끼가 어느 노파를 자전거 택시에 태우고 가면서 아는체를 한다, 내가 황망스러운 표정으로 서둘러 가니 그가 이상하다 생각하였던지 뒤돌아보며 왜 그러느냐고 소리친다,
선착장에 도착하여 보니 외국 관광객이라곤 아무도 없다. 이리 저리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다, 이상하다,

두리번거리며 있던 중 아까 만났던 관광 가이드 겸 삐끼가 걱정스러웠던지 다시 와 왠일 이냐고 하길래, 내가 그만 늦잠을 잤다고 하니, 그럼 배를 놓친 것 같으니 PUBLIC TOUR는 언제 갈지 모르니 자기가 7,000 찻에 소개 시켜 줄테니 G.H로 가서 영문을 알아보자고 한다.

G.H 로가서 보이한테 왜 깨우지 않았느냐고 따지니 보이 왈 같이가는 사람이 없어 혼자 BOOKING 되어 혼자서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어 깨우지를 않았다고 한다.
기가 막혀, 김샜다 나이 먹은 체면에 더 이상 왈가 불가 할 수도 없어 조금전 이야기 한데로 7,000찻에 가기로 하고 다시 선착장에 갔다, 유선형 같은, 카누같은 배에 올라타니 서서이 노를 저으며 얕은곳을 빠져나간다,
아뿔사 우왕좌왕 하다가 카메라를 놓고 왔으니 이를 어찌 하랴?
다시 돌아가 가지고 올까 하다가 배를 돌리기도 그렇고 해서 어차피 찍어줄 사람도 없는데 머릿속에 넣고 가자고 체념 하지만 못내 아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아침 녁이라 으스스 하다.
반소매를 입은 팔뚝에 소름이 끼친다, 깊은곳에 나가자 모터를 작동시켜 망망대해같은 호수를 가로 질르기 시작한다. 건너편에 물안개 핀 것이 장관이다, 그리고 이호수 높이가 1,000M 라고 한다.
너무나 아름답고 장관이다, 11자형으로 늘어선 해발 1,600M의 높은 산맥 가운데로 난 폭이 30-40KM 이고 길이는 너무 길어 모르겠다고 사공이 말한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가용 호수의 길이가 수백KM는 될 것 같다,
그넓은 호수를 가로질러 살을 베이듯 나를 실은 카누형 보트는 바람처럼 달린다. 춥다 몹시춥다, 배 앞전에 우산이 놓여있어 그것을 펴서 바람과 뱃전에서 퉁겨져 오는 물보라를 막으니 아주 그만이다 춥지도 않은 것 같다.

처음 출발 할 때는 호수폭이 강처럼 좁더니 이곳은 바다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넓디넓다.
기이한 것은 카누처럼 생긴 뾰족한 배를 뒤쪽에서 발로 노를 젖는 것이다.
이야기는 들어 약간은 알았지만 이렇게 직접 가까이에서 보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유심히 살펴보니 편편한 노 윗편 막대는 동그랗게 되어있어 그것을 발 뒤끔치 쪽에서 안쪽발 복숭아뼈 쪽으로 휘감아 젖는다.

참으로 기이하고 어렵다고 생각되었으나 이곳 사람들의 생활 방식인 것이다. 어찌보면 실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발로 노를 저으니 두손을 다른일에 사용할수 있으니 얼마나 실용적이며 경제적인가!.
호수 위에서의 농사는 일정한 구역에 대나무를 박아놓고 그위, 농사지을 면적에 호수에서 건져올려 건조시켜 말라 죽은 물풀더미를 깔아 놓은면 그자체가 물위에 떠 있게된다. 다시 그위에 적은 흙을 얹어 밭고랑을 만든 뒤, 오이, 도마토, 각종채소를 경작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재배한 과일과 채소들을 배에 올려놓고 판매를 한다.
어찌보면 반 수경 재배를 하는 것이다, 신기하지 않은가, 구태여 니땅 내땅 할 필요도 없고 필요하면 언제던지 농사를 지을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 농사법인가.
긴 대나무로 밭이 물결에 떠내려가지 못하게 받혀주고 밭고랑 사이를 적은 배를 타고 다니며 농사를 짖는 것이다.

** 인레호수 관리 입장료 (배 출발 승인값) 3 FEC $
보트 전세 - 7,000찻 (12 FEC $)

처음 도착하는 곳이 인레호수 5일장이 열리는 곳이다. 내게 주어진 일정으로 보아 그리쉽게 볼수있는곳이 아닌데도 운이 좋은지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참으로 행운이다. 호수 위의 장이라 방콕의 새벽 수상시장처럼 각종 배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줄 알았더니 지명이름이 낭쉐라고 하는 호수 쪽 호수변에서 장이 열리는데 그규모가 엄청나게 큰 규모라고 생각이 든다, 구포장의 한 대여섯배 가량 되는 규모라고 생각하면 이해하리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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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호수 주변의 인구 밀도로 보아도 시장 규모가 너무 큰 것 같다.
거의 외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이곳 특산물 또는 각종 기념품들을 진열해 놓고 파는 것이다.
시장을 한 삼분의 일 정도만 둘러 보았는데도 꽤 시간이 지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아침 새벽부터 허둥대다가 아침밥도 못먹어 배가 고프다, 무엇을 먹을까 두리번거리다가 어느 음식 먹자골목 모퉁이에서 튀김 조각들과 이상한 향료 및 야채들을 한 접시씩 내놓는 노점의 광경을 보고 있으니 배가 더욱 고파진다.

저 음식을 어떻게 먹나, 우리 식으로 치면 순전히 반찬인데 더욱더 궁금하다, 다른곳으로 갈까 하다가 조금더 지켜보고 있으니 왠 아낙네 두사람이 그 음식을 시킨다.
때는 이때다 싶어 얼른 가까이 다가가서 나도 그것을 달라고 음식점 주인에게 손짖을 하고 그 여자들에게 아는체를 하고 같이 동석을 하자고 하니 내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쭈삣 거리며 어쩔줄을 모르다가 괜찮다고 한다.

접시에 담겨져 있는 이름모를 음식들을 받아들고 빈 테이불 (옛날 우리나라 군대에서 사용되던 식탁과 같은 종류이며 한 20명정도 앉을 것 같음) 에 어렵게끔 앉아 어떻게 먹나 더듬거리고 있으니 그 여자들이 주섬주섬 보따리에서 무엇을 꺼낸다, 그것은 우리네 주먹밥이 아닌가?. 비닐 봉지에 쌓인 그 주먹밥이 맛있게 보인다.

주먹밥 한 개를 주며 접시에 담긴 반찬들과 함께 먹으라고 손시늉 해준다. 그 아가씨인지 아주머니인지 주먹밥을 안 주었으면 반찬만 먹고 말았을걸 그래도 곡기가 들어가니 조금 든든한 것 같다.
맛은 별로다 배가 고프니 먹지 배부르면 줘도 안 먹을 음식이다. 그렇지만 얼마나 실용적이며 경제적인가,

주먹밥 비니루에 싸서 달랑 들고 나오면 어딜 가던지 반찬은 아주 값싸게 사서 먹을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식으로 한다면 주먹밥 들고 장국 집에 가서 국만 사서 먹을수 있으니 말이다.
내가 중학교 다닐때에도 추운 겨울에 도시락만 들고가면 아부라기랑 튀김가루 넣은 우동국물을 학교 앞에서 파는 아줌마가 있어 점심시간이 되면 그곳으로 달려가 점심을 먹은 기억이 난다.
두여자 처음에 어리벙벙 컨츄리 우먼 같더니 한 여자는 곧잘 영어를 하기 시작하며 제법 말이 통하고 또 한 여자는 말을 안하고 웃음만 짖는다.

식사후 미얀마 티를 마시면서 그 여자들 보다 이런 종류의 미얀마 티를 사달라고 하니 따라 오라고 한다.
이곳 토종인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체를 한다, 골목골목을 누비며 이윽고 다다른 곳은 골목 한쪽 귀퉁이에서 티를 종류별로 쌓아놓고 저울로 달아 파는곳에서 좋은 것으로 2봉지(400찻) 에다 덤으로 더 얻고 그 여자들 보다 고맙다고 하였더니 손을 내밀며 1불만 달라고 하지 않은가.
순간적으로 골이 때린다, 이런 괘씸한것들, 돈 1불이 나에겐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동안 친절하게 생각하였던 나의 마음이 배신당하는 것 같아 줄까 말까 하다가 인상을 한번 쓰고 그냥 왔다.
그래도 이곳에서 저정도의 영어를 하면 좀 배운 것 같은데 내가 느꼈던 순박함의 감정이 무너지는 것 같다.

어쨌거나 밥도 먹었겠다 미얀마 티도 샀겠다, 이리저리 시장 거리를 둘러보니 이곳 역시 온갖 잡다한 기념품이며
옷가지 들이며, 루비와 사파이어 같은 보석들을 즐비하게 늘어놓고 호객행위를 하며 살 것 같은 눈치만 보이면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사라고 한다.

진짠지 가짜인지 모르겠으나 몇 조각의 루비를 사서 마누라 반지나 하나 해줄까 생각하다가 금수품목이라고 하는데 행여 입국시 걸리면 무슨 창피를 당하겠나 싶어 발걸음을 돌려 자그만 하고 예쁘장한 목각 두 개와 삼베로 만든 윗저고리 두 개를 사고 그것들을 담을 수 있는 미얀마 전통 가방을 샀다, 물론 무지무지하게 값을 깍고 또 깍아 그 아짐씨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보트 사공과 약속한 시간이 되어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하니 거의 비슷한 배가 수도없이 많아 어떤 것이 내가 타고 온 배인지 구분이 안가 두리번거리니 사공이 나를 알아보고 얼른 배를 뭍 가에 갖다댄다.

이곳에 도착할 때는 몇 대만 있었는데 한시간 남짖 지나니 이렇게 수많은 배가 몰려들 줄이야, 이제야 이 시장의
규모가 큰지를 이해가 된다.

아마도 2백 척은 족히 되리라 싶었다, 물론 거의 전부 외국 관광객들이다, 이곳은 아니 동남아의 인도지나 반도는
미국 관광객 수 보다 유럽 쪽 사람들이 더 선호하는지 어딜 가도 프랑스 독일사람들이 주류를 이룬다.
호수 관광한답시고 장사하는 데만 돌아다닌다, 그것이 관광 코스인 모양이다,

은 세공 하는곳, 실크 짜는곳(베틀 짜기), 대장간, 한지 만드는곳, 물가에 떠있는 사원, 파고다 등등을 돌아 다니며
구경도 하고 체면치레로 아주 싸고 기념될만한 잡동사니들을 몇가지 샀지만 잘 샀는지 모르겠다, 가격 비교가 않되고 밑이 어디인지 모르니 무조건 절반이상 깍었는데도 감이 안 잡힌다.

바간에서는 주물로 된 코끼리를 일반 길거리 상점에서는 15불을 달라고 하여 몇차례 흥정을 하면 3내지 4불이면 살수 있는데 슈베니아 SHOP 에서는 똑같은 물건을 진품이라며 150불을 달라고 한다, 우리같은 안목으로 그것이
진품인지 모조품인지를 어찌 알겠는가, 그저 속고 사는 것이지,
이곳은 독일 관광객들이 너무 많다, 거의 70-80%가 독일 관광객들이다, 내가 묶고있는 G.H에도 (방이 9개인데)
나만 빼놓고 전부 독일 관광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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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토바코 만드는 상점에 들어가니 아주 친절하게 손님들을 접대하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담배에 대하여 이모
저모 설명을 하고는 권련 담배 한 개비씩을 권한다.
이것이 대마초다, 아마도 일등품이려니, 이곳이 그 유명한 대마 주산지인 것이다, 그래서 삼베 옷가지들이 많고
가격도 싼 것이라 생각되었다.
한 대 피어보고 싶어 주는것을 받아 가지고 망설였지만 피우는 담배도 끝은지가 벌써 7년이 넘었는데 이 대마초를
피우면 7년 공부 나무 아미타불이 아닌가, 그냥 이것을 기념품으로 가지고 갈까 하다가 다시 그냥 돌려주었다.
참으로 잘한 일이다. 나무 관세음 보살.......
점심때가 돼서야 내려준 기념품 가게에서 로지(미얀마 여성들이 입는 통치마) 하나와 겨울에 걸치는 면 목도리,
인레 호수 위에서 한발로 노를 젖는 기념 셔츠를 한10벌 정도 살려고 하였으나 약간 내 마음에 안들어 너무
깍었는지 흥정에 실패하여 사지 못하고, 다른 곳에 가면 살수 있겠지 하고, 그냥 중국집에 들어가 점심만 먹었다.
(맥주 1병 1,400 K, 볶음밥 600 K, 커피 150 K)
약간은 피곤하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곳저곳 나머지 시시한 곳 몇 군데 더 둘러보고 4시경에 뱃머리를 돌렸다.
아무데도 안 들리고 DIRECT 로 돌아오는데도 한시간 가량 걸린다.
얼마나 빨리 속력을 내는지 뱃전의 물보라가 거의 수평으로 갈라진다 한 30노트 이상은 되는 것 같다.
아침 출발지점에 도착하여 내리니까 돈을 달라고 한다, 수중에 미얀마 돈이 없어 말도 잘 안통하고 또 환율도
제각각 이라 (점심 먹으면서 물어보니 1 FEC 에 350챳) 이라 G.H에서 주겠다고 따라 오라고 하여 G.H에서
1 FEC 당 700챳 으로 계산하여 환전하여 배 삵을 지불하고, 입고있던 바지와 셔츠 세탁을 부탁하고 (세탁비 1개당
약 120원정도) 아까 호수 관광중 사지 못하였던 기념품들을 사려고 허둥지둥 시장에 갔더니 이미 파장을 하였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작은 빨래를 하고 샤워를 한후, 아끼고 아끼던 라면 1개를 가지고 주방으로 가서 끓여 먹었다.
이제 라면도 한개 뿐이다.

나머지 일정을 어떻게 할까 고민되고 망설여진다, 처음 계획된 일정을 채우려면 최소 3일이라는 시간과 150불이라는 금전이 추가로 소요될텐데, 가느냐 마느냐 갈등이 생긴다.
사랑하는 마누라도 보고싶고, 감나무 농사와 감자도 파종해야 되고, 회사일도 궁굼하고 착잡하다.
이제 오지의 땅 미얀마를 구석구석 POINT를 정해 구경을 끝내고 이곳 쉔양에서 25시간 걸리는 버스를 타고
미얀마 수도 양곤으로 가서 방콕 행 비행기를 타면 되는 것이다.
일요일날 방콕행 비행기를 못타면 3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 어떻게 잘 되겠지?.
피곤한 몸을 뒤척거리며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