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
7/17
앙코르왓은 박쎄이 참끄롱으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가 보다
앙코르의 4개 문중 남쪽인 그곳은 오른쪽은 악마들의 동상이 왼쪽은 신들의 상이 마치 오랜 세월 동안 앙코르왓트를 지켜 이젠 지친 듯한 모습으로 세월의 흔적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캄보디아를 지켜보아 왔던 앙코르톰은 마치 캄보디아의 문명을 우리에게 전하려고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이야기를 토해 낸다
오는 백발 가시로 막을 수 없고 가는 세월 붙잡을 수 없다는 선인들의 이야기처럼 많은 세월을 버텨왔던 수많은 돌들은 이제 틈이 벌어지고 이끼가 올라 앉아 막연한 슬픔마저 느끼게 한다
이 많은 돌들 중에 문양이나 조각이 들어있지 않은 돌이 거의 없다는 어느 가이드의 소개처럼 글을 만들지 않고 모든 것을 조각과 문양으로 전달을 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으리라…
어쩌면 글이 없었다는 것이 앙코르 문화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앙코르의 유적들은 역사 기록이 없고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진 거의 전부가 후세 사람들의 추측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문둥왕 테라스…. 문둥왕의 상에는 손가락과 성기 그리고 발가락 중 일부가 없는 것을 보고 왕이 문둥병환자라고 추측된 학설이 있을 뿐이다
이처럼 거대한 문화 유산에 글자라곤 단 한 줄도 없다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이제는 갈라지고 부서진 틈이 언제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세월에는 장사가 없는가 보다
행여 유적들이 이젠 늙고 지쳐 그만 잊고 살고픈지도 모르겠다
많은 문화 유적들을 오르고 내리고 몇 번을 반복하니 체력에 한계를 느낀다. 땀은 비오 듯하고 옷이란 속옷까지 다 젖었지만 그곳엔 아름다움이 있었기에 참을 만 했다
이처럼 아름답고 거대한 문화 유산이 그저 자연에 의해, 또, 많은 사람들에 의해 점차 훼손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마음을 저리게 한다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는 햇살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체력에 한계에 다다른 나는 무언의 그리움을 뒤로 한 채 하루 일과를 접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