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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듯이 오늘 하루가 그렇다
해가 뜨는 일출광경과 일몰 광경이 그러했고, 찬란한 역사를 이야기 하던 앙코르 문명이 그러했듯이 저 위에 쌓아진 돌들도 이젠 그만 밑으로 떨어져 쉬고 싶은가 보다….. 많이 늙고 지쳐 보인다.
아무런 접착도구도 없이 그저 쌓아만 져서도 모진 비바람에 수백 년을 버텨왔으면서도 아무런 말도 없이 그 자리에 서있다
많은 전쟁과 공산 정권 앞에서 죽어가는 수 많은 사람들을 보아왔으면서도 묵묵히 그저 자기 자리에서 제 할 일만 하고 있는 저 돌들…
무구한 역사 속에 그들의 삶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의 왕의 권력은 정말로 대단하다
아무리 작은 돌이라도 일단 벽에 끼어들면 조각이나 문양이 없는 돌이란 정말 찾기 어렵다
왜 그들은 거의 병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였으며 왜 자기들의 치적을 그림으로 표현하여놓았는지….
그 돌에 초대형 조각을 새겨 넣은 사람들의 고생이란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했으리라
거대한 문화 유적 건축물속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조각들… 그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신과 인간 그리고 역사적 기록을 후세에 알리고자 함이었으리라….
앙코르톰의 거대한 건축물 속에 그들이 후세에 전달하고자 했던 조각들에는 신에 대한 존경과 사랑.. 그리고 왕의 권위를 알리고자 함이라 추측한다
왕이 국민들을 접견할 때 접견장소로 사용했던 코끼리 테라스가 왕권을 상징하는 부조라면 앙코르톰의 부조는 신에 대한 두려움과 왕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표현된 곳이다
문을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점점 더 낮아지는 문 천장… 권력의 핵심부로 가면 갈수록 고개를 더 숙이라는 신호인 것 처럼..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겸손해 져야 한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반띠아이 쓰레이… 결코 작지만 작지 않은 유적이 반띠아이 쓰레이 이다
여지 껏 본 유적들이 거대함을 나타냈다면 이곳 반띠아이 쓰레이만은 정말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유적이다
조상을 위해 설립했다는 이 유적은 불교 문화의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고대 유적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을 수 밖엔 없다
곁에 있던 집사람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나무와 목재 그리고 각종 화려한 색채를 이용한 그림들이 우리 나라 절이라면 이곳 반띠아이 쓰레이는 어떠한 색깔이나 겉 치장을 하지 않고 순수한 돌들로 지어졌고 그곳에 부조만을 이용한 단색의 아름다움이라 생각이 된다
각 부조마다 그들 특유의 정교함과 사실적인 표현들이 나를 놀래게 한다
아마 이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해 주고 싶었나 보다..
이름없는 작은 돌들 천장을 덮은 기왓장에까지도 부조는 새겨져 있다
앙코르 유적 중에 가장 아름답고 아담한 유적이다
로마로 가면 로마의 풍습을 따라야 한다
이곳 사람들처럼 오후 12시부터 2시 사이엔 반드시 낮잠을 잔다
오랜만에 자는 낮잠이지만 구경 다니면서 흘리는 땀과 더위에 지친 나는 한두 시간쯤은 아주 깊게 잠을 잔다
더위를 한껏 머문 채 우리는 오후 일과로 앙크르왓트의 문을 두드렸다
여행을 떠나기 전 정보를 수집할 때. 이곳 캄보디아인은 게으르고 거지도 많다고 들었지만 내가 본 바로는 이들도 무척이나 부지런하다
이른 새벽에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론지 일을 찾아 떠나고 있다
크기는 남한의 2배, 전 국토의 70퍼센트가 산인 우리나라에 비해 거의 전체가 평지를 이루고 있는 이 나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라고 생각된다. 비록 지금은 전쟁의 후유증을 앓고 있지만 근면하고 성실한 것이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을 연상시킨다. 또한 많은 내전을 겪으면서 나름대로의 철학도 있을 법하다
휴게소 마다 물건 사라고 달려드는 아이들…
앙코르왓트 입구에서 만난, 나이가 13살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한 아이는 나름대로 영어를 꽤 잘 한다
거침없이 내게 질문을 던지는 저 정도의 실력이라면 학원을 죽자 사자 다니는 내 아이들보다 회화 실력은 나은 것 같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리라…
앙코르 왓트속의 거대한 부조들, 그들은 그들의 신화와 역사를 거대한 벽면에 가득 담아 놓았다
각 부조에 얽혀있는 이야기 속의 내용들은 앙코르 민족의 전쟁과 삶, 지옥에 대한 두려움들, 또 신에 대한 충성과 맹세 등을 담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아주 기나긴 부조들… 하늘을 찌를듯한 거대한 탑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를 표현한 작은 탑들… 계단의 폭을 좁고 가파르게 만들어 인간이 거만함을 갖고 오르지 못하게 만든 신전….
요즈음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마음과도 너무나 일치한다
거대한 이 유적이 밀림 속에서 수백 년을 묻혀 있다가 어느 탐험가에 의해 겨우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어수선해진 집안 분위기를 바꿔 보는 것과 가족들간의 일체성을 가져 보고 싶었다
잘 진행되고 있는 걸까 의구심이 든다
조금만 힘들어도 괴로워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큰아들…..참 보기 싫다
정말 힘들고 어렵게 얻은 큰아들이 지금은 사춘기 란다
사춘기를 쉽게 넘겼으면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지만 저 녀석은 그렇지를 않다
곁에서 지켜보는 내가 힘들 만큼 아주 어렵게 사춘기를 넘기고 있다
말이라도 많이 했으면 그래도 좀 낫겠지마는 말도 별로 하지도 않고 억지로 말을 시켜야 겨우 한마디다
때로는 화가 많이 난다 하지만 곁에서 지켜보는 내가 이리 힘들다면 사춘기를 보내는 당사자는 얼마나 더 힘들 건가 생각이 든다. 가족 중에 누가 힘들다면 주위의 사람들이 그를 지켜보며 곁에서 성원을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애처롭다. 진실은 늘 가까이에 있는 법인데… 얼른 이 시기를 무사히 넘기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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