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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 왔다부산하게 움직인 우리는 영화 툼 레이더에 나왔던 유적지에 갔다
정말 장엄하다. 거대한 밀림 속에 파묻혀 오랜 세월을 자연과 함께 해 왔던 유적이 이젠 자연의 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유적지에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채 인간이 손을 대지 않았다는 이곳에는 수백 년은 족히 살았을 법한 거대한 나무 뿌리가 유적의 틈 새를 쑤시고 나와 이젠 자연에 맞서는 인간에게 경고를 내리고 있다
뿌리의 굵기가 한아름이 넘는 거대한 나무는 마치 유적의 무너짐을 막으려는 것처럼 유적의 지붕 위에 우뚝 솟아 뿌리를 땅으로 내리고 있다 마치 유적을 거머 안고 있는 것처럼…
무너진 돌들.. 신비로운 건축물 그리고 그 건축물위로 감싸 안듯 뿌리내리고 있는 열대 우림들…
잠시 나로 하여금 인디아나 존스 영화의 주인공인양 착각하게 만든다
자연과 인간들로 인해 훼손되어져 가는 저 거대한 유적들을 보며 나는 한 장의 사진이라도 더 남겨 보고 싶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정말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 무너져 버리는 인간들의 나약한 최후를 보는 것 같다
예정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 오후 일정은 빈민촌 방문이다
예전 베트남 전쟁 때 전쟁을 피해 캄보디아로 온 보트 피플이 만들었다는 수상 촌
우리가 탄 차가 도착하자 마자 달려드는 거지 아이들 너무나 처량하다
코를 찌르는 시궁창 냄새 비위가 약한 첫째 아들은 코를 감싸 쥐고 있다
배를 타고 넓은 호수로 이동하다 보니 우리가 육지에서 하는 일들을 그들은 배위에서 하고 있다
돼지 닭 개 고양이들도 키우고 있고 배 안쪽에는 깨끗이 닦여 벽에 걸려져 있는 냄비들…
배위에서 숯불을 피워놓고 바비큐파티를 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육지엔 한번도 오르지 않았을 법한 개들..
학교 마치고 몇몇이서 배를 타고 집에 가는 아이들, 아이들을 데리러 오는 부모도 있다
고기를 잡으면 가두어 놓고 필요할 때 잡아 먹는 배도 있고 돼지를 키우는 돼지 우리 전용배도 따로있다
대나무를 통째로 엮어 둥글게 묶고 그 위에 넓게 판을 얹고 그 위에 기둥과 벽을 세우는 간단한 구조의 배 집
저것이 저들의 삶의 터전이리라….
“세상 만사 내 몸 안에 있소” 라고 말한 어느 스님의 말씀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행복은 느낄 수 있고 부유한 환경 속에 살면서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여럿 보았다
생을 중도에서 마감하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에 속하리라 생각되어진다
제대로 먹지를 못해서 발육이 약간은 기형적인 아이…. 우리가 탄 배를 앞뒤로 오고 가며 밀고 당기는 저 어린아이가 이제 겨우 10살이란다
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것 같은데 우리가 배를 타고 내릴 때 “ 머리 조심하세요” 라고 손을 잡아 주는 저 여린 아이가 이제 10살이란다. 너무나 애처롭다
난 너무나 오랫동안 이러한 것을 잊고 살았다
나의 삶이 저들에 비해 너무나 사치스럽다는 것을….
가져간 영양 갱 2개를 손에 꼭 쥐어주니 너무나 좋아서 함박 웃음을 머금는 아이…..
큰 아이의 손에 들려있던 빈 알루미늄 캔을 뺏다시피 가져가 버리는 또 다른 아이도 보았다
달리는 차를 좆아오며 “ 원 달러”를 외치는 아이이다
그 힘없고 커다란 눈망울이 자꾸만 내 가슴을 치고 있다
비가 온다 거대한 호수위로 번개가 떨어진다
내 가슴에도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이런 소나기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원 없이 내렸으면….
한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캄보디아의 마지막 밤도 떠나 간다
“놓친 열차는 아름답다” 라는 어느 소설의 제목처럼 우리는 우리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그리움이라 착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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