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존경하는 경당 임동규 선생님의 글을 펌 하였습니다.

매국 매 족(賣國賣族)에의 추억
1) 문제의식

 요즈음의 새로운 소식들의 화두는 단연 신정아 와 변 양균 그리고 그 뒤 배경에 대해서이다. 젊고 미모이기 까지 하고 부적절 한 관계 등의 증거물들이 드러나면서 언론은 선정적으로 흐르면서 나체사진까지 모 일간지에 개재되기에 이르고 있다.  사실 대통령 자신까지도 할 말이 없다 할 정도로 충격적인 이 사건이 함축 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 짚어볼 필요가 있다.

2)우리의 근대화의 의제 적(擬制 的)주체는 매판적 상공업 자본과 그를 밑받침한 식민지 관료군(官僚群) 이다.

 우리는 자생적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를 이룰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게 된 연유는 원초적으로 왕조말기의 세도(勢道)정치 때문이라고 생각 된다. 특정가문이나 특정인이 국가권력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절대권력 자에게 모든 관료지망생들이 줄을 잇고 노골적으로 매관매직(賣官賣職)이 광범하게 일상화 되었다. 

 관직을 돈을 주고 산 탐관오리(貪官汚吏)들은 염치불고하고 민중들로부터 가렴주구(苛斂誅求)를 하기 마련이고 이에 소생산자들에 의해서 직접적 생산기술의 개량과 생산 방법의 개선으로 민부(民富)의 축적을 원천적으로 봉쇄함으로써 자생적 근대화가 불가능 하게 된 것이다.

 식민지 치하에서 이들 탐관오리군 들은 식민지 지배 권력에 아첨 하여 식민지 근대화의 의 제적 담당 주체로 전환됨으로써 그들의 특권을 유지하고 민중들 위에 군림 할 수 있었다. 실로 한일 합방의 역사적 사회적 성격은 사실상 친일주구배로 탈바꿈한 이들 탐관오리 군과 일본 제국주의 침략 세력과의 야합하여 이룬 식민지 노예사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3)식민지근대화가 의미하는 것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가렴주구 하에서도 각지의 지방 장시(場市)가 발달하고 괄목 할 만큼 고을마다 경영 형 부농(經營型 富農)의 형성과 각 지역의 상단의 형성으로 상업자본의 축적 등 자생적 근대화의 싻 이른바 자본주의맹아( 資本主義萌芽)가 자라나고 있었다.

 그런데 식민지 근대화는 바로 이와 같은 자생적 근대화의 싻( 資本主義萌芽)이 새로운 문물이란이름의 식민지독점자본과 매판자본에 의해서 짓 밟혀버리고 주체적 전통과는 단절 된 다.  근대적 관료제도 교육제도 등은 식민지통치를 목적으로 하급 관리를 배양 할뿐이었다.

 식민지 지배 하에서도  고등문관 시험에 합격하여 지방 장관이나 조선총독부 관리가 되기도 하였고 만주 군이나 일본의 정규 육사를 졸업하고 군 간부가 되기도 하였지만  이들의 의식 구조는 맹목적 출세 지상 주의였을 뿐이었지 그들에게서 민족의식이나 민족 독립에의 의지 따위는 있을 수 없는 것이었다.

 식민지 지배체제가 남긴 것 중에서도 가장 고약스러운 것은 봉건 권위주의와 결착된 관료주의인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세계사에 유례가 없이 고약스러운 식민지 관료주의는 민족 해방 62년이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청산되지 않고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사실이다.

4) 유명해져서 훼절(毁節) 하는 식민지 지식인 군상(群像)

 식민지 지배 하에서도 지식인 군들이 형성 되어 처음에는 민족 독립을 운위하기도 하여 유명해지기도 하였지만 이들은 기껏 민족 개조론으로 전환하였다가  드디어는 내선 일체 론으로 전락하고 노골 적인 친일 행각을 벌리는 것이 가련한 식민지 지식인 군상들이었다.

 이러한 기본 유형은 이 땅의 처절한 반독재 민주화투쟁과정에서도 되 푸리 되고 있는 서 글 푼 현상임은 말 할 나위가 없다. 관료 사회에서는 식민지 관료주의의 전통위에 분단 강 점하  군사독재하의 정경유착의 사슬 들이 절차적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총체적 부정부패는 청산 되지 않는 다.

5)신정아 변 양균 사건이 함축 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

 금번의 신 정아와 변 양균 사건에서 우리는 아직도 정치권력이라는 배경을 가져야만 출세도 하고 명예로운 자리에 오르게도 된다는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그리고 출세를 하여야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게 된다는 사실도 확인 한 것이다.

 무엇보다 직 업 관료 군들 의 의식 구조가 식민지 체제하에서와 본질적으로 다름없는 출세 제일주의 였 을 뿐 이다 는 것이다. 다른 동년배들이 군사독제에 목숨을 걸고 저항 하고 민주화를 위하여 청춘을 불사르고 있을 때 직업 관료로써 고속 출세가도를 달리다가 운 좋게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직업 관료로써는 더 바랄 것이 없는 실권 적 기획예산처의 장관이 되고 이어 최고 권력자의 최측근 두뇌 역 활을 맡은 처지에서 기껏 한다는 일이 젊은 여인의 뒷바라지 따위로 엄중 막 강한 권력을 남 용 한 것이다.

 이거야 말로  현대적 기군망상(欺君罔上) 이 아닐 수 없다. 왕조 시대 같으면 기군망상  임이 확인 되면 능지처참(陵遲處斬)을 면 할 길이 없었다.  물론 이는 현대적으로는 사회적 매장으로 대체 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런데 문제는 자신 들 만의 사회적 매장에 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직도 민주개혁 세력임을 자임 하는 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도 있는 어이없는 일이 진행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사실상 지난날 군사 독재 하에서부터 길러진 그러한 직업 관료에 의해서 말이다. 

 수구보수진영의 여러 가지 시대착오적인 의식 구조의 한계나 천박스럽고 경박한 언행, 축소형의 지방권력에서조차 광범위한 총체적 부정부패의 한 단면에 지나지 않을 거라는 식의 주관적  변명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대중적으로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이는 유명해져서 훼절하는 유의  개인적 타락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민족 민주개혁 진영 전반의 아니 더 나아가서  민족의 운명을 망가트려 버릴 수 도 있는 어이없는 일인 것이다. 즉 “출세해서 나라 망친다.” 그리고 이것은 매국 매 족 하고서도 당당 했던 식민지 관료군의  의식 과 궤(軌)를 같이한 그런 출세주의자들에 의해서 어쩌면 그것에 대한 추억이 작용 했을 런지 모른다.

 다만 한 가지 다행한 일은 신정아가 가짜였으니 망정이지 가짜가 아니었더라면 국가권력까지 송두리 체 말아먹더라도 그런 것들이 들어나지 않거나 일부 들어 나더라도 당연시 됬 을 것 아닌가? 

                                    2007. 9. 24.  들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