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이때 쯤 되면 에끼 산으로 원족을 갔다.

강원도에서 홍수를 막으려고 산을 들러 메고 가다가

지금의 자리에서 갑자기 재채기가 나, 산을 떨어트려 버렸다 하여

에끼 산으로 불렀지만 지금은 아차 산이라고 하는....

과수원들이 자리 잡고 그 반대편 산자락에는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워커힐이 자리 잡고 있는 산............

그 산으로 소풍을 갔다. 호르래기 대신 삑삑 소리를 내는 소리에 맞춰..

노란색 물에 설탕대신 당원을 넣어 주먹만 한 삼각형의 비닐봉지에

넣어져 있는 오렌지 쥬스 하나와 깨지지도 않는 왕 사기사탕 2개,

그리고 계피나무 조각, 그마저도 십리가 넘는 그 산까지 도착하기 전에

길거리에서 다 먹어 버려 산에서는 막상 먹을 것이 없다....

나무라고는 하나도 없고 진달래와 불가사리와 비슷하게 생긴

호랑이 발톱이라는 선인장만 온 산 천지에 널려있었다.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니며 진달래를 훌터 고사리 같은 작은 손에

한가득 움켜쥐어 입으로 밀어 넣었다......

오늘,

산을 오르면서 활짝 핀 진달래 보며 그 옛날 에끼 산의 진달래를 생각하며

꽃잎 하나를 따 입에 넣어본다. 한 웅 큼 대신 겨우 한 잎을.......

때와 장소는 틀려도 진달래는 그대로인데 사람과 세상만 변하였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오늘 한 낮에 전국적으로 발생했던 채운(구름 무지개)과 금정산 상공의

 해무리 채운입니다. 운 쫗게 찍었습니다.....   

                                  2011. 4. 21. 산길로가